달은 왜 늘 같은 얼굴을 보여줄까? 자전과 공전으로 이해하는 달의 움직임

 [글 2]

세부 주제: 달이 항상 같은 면을 지구에 보여주는 이유

제목: 달은 왜 늘 같은 얼굴을 보여줄까? 자전과 공전으로 이해하는 달의 움직임

본문:

밤하늘의 달을 여러 날 바라보면 모양은 초승달에서 반달, 보름달로 계속 변하지만 한 가지는 꽤 일정하게 느껴진다. 달 표면의 무늬가 매번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름달 사진을 다른 날짜에 비교해 봐도 어두운 지역과 밝은 지역의 배치가 대체로 비슷하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달이 아예 자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지구를 바라보는 면이 계속 같으니 달은 제자리에서 한쪽 면만 지구 쪽으로 향하고 있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달은 분명히 자전한다. 오히려 달이 자전하기 때문에 같은 면을 계속 지구 쪽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달의 자전과 공전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두 움직임의 속도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달은 지구를 돌면서 동시에 스스로도 회전한다

달은 지구 주변을 공전한다. 동시에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도 한다.

여기서 핵심은 달이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지구 주변을 한 바퀴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거의 같다는 점이다.

달이 별을 기준으로 지구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7.3일이다. 달이 자신의 축을 기준으로 한 번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약 27.3일이다.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일치하기 때문에 달은 지구 주변을 이동하면서 조금씩 몸의 방향도 함께 돌린다. 그 결과 지구에서는 항상 비슷한 달의 반구를 바라보게 된다.

이런 상태를 ‘동주기 자전’ 또는 ‘조석 고정’이라고 한다.

말만 들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직접 움직여 보면 의외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방 한가운데에 의자가 하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의자를 지구라고 하고 내가 달이라고 가정한다. 얼굴을 계속 의자 쪽으로 향한 채 의자 주변을 한 바퀴 걸어본다.

처음에는 의자의 정면에 있다가 옆으로 이동하고, 다시 반대편으로 이동해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의자를 계속 바라보기 위해 몸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어야 한다.

한 바퀴를 다 걸었을 때 자신의 몸 역시 한 바퀴 회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달도 이와 비슷하다.

달이 자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보일까

달이 항상 같은 면을 보여준다는 사실 때문에 ‘달은 자전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달이 자전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지구에서는 달의 여러 면을 차례로 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달 표면의 한 지점에 표시를 해두고 그 표시가 처음에는 지구를 향하도록 놓았다고 생각해 보자.

달이 자전하지 않은 상태로 지구 주변을 절반 정도 공전하면 처음에 지구를 향했던 표시는 반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지구에서는 처음 보지 못했던 달의 뒤쪽을 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달이 지구 주변을 돌면서 같은 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전한 만큼 자신의 방향 역시 회전해야 한다.

이 점이 달의 움직임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밤하늘에서는 달 자체의 회전을 직접 느끼기 어렵다. 달이 자전하는 속도가 매우 느린 데다 공전과 정확하게 맞물려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루 동안 달을 바라본다고 해서 달 표면이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날의 움직임을 우주 공간에서 바라본다고 생각하면 달이 천천히 자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달의 자전과 공전 속도는 왜 같아졌을까

달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던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천문학에서는 지구와 달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이 오랜 시간 동안 달의 회전에 영향을 주면서 오늘날과 같은 동주기 자전 상태가 형성된 것으로 설명한다.

지구와 달은 서로 중력으로 끌어당긴다. 달의 중력 때문에 지구의 바닷물이 움직이며 조석 현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지구의 강한 중력도 달에 영향을 준다.

달은 완벽한 구형이 아니다. 지구의 중력은 달을 아주 미세하게 변형시키며, 오랜 시간 동안 달의 회전 속도에 영향을 주었다.

과거 달이 지금보다 빠르게 회전했다면 지구의 중력이 그 회전을 조금씩 늦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매우 오랜 시간 반복되면서 달의 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와 같아지는 상태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아지면 지구 쪽을 향하는 달의 면이 거의 고정된다.

달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태양계의 여러 위성에서도 비슷한 동주기 자전을 찾아볼 수 있다.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두 천체가 오랫동안 함께 움직일 경우 이런 형태의 안정된 운동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지구에서는 달의 정확히 절반만 볼 수 있을까

달이 항상 같은 면을 지구에 보여준다고 하면 우리가 달 표면의 정확히 50%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구에서 장기간 관측하면 달 표면의 절반보다 조금 더 넓은 영역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칭동’이라고 불리는 현상 때문이다.

달의 공전 궤도는 완벽한 원이 아니며 약간 찌그러진 타원 형태다. 그래서 달이 지구 주변을 움직이는 속도도 항상 똑같지는 않다. 반면 달의 자전 속도는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작은 차이 때문에 지구에서 바라보면 달이 좌우로 아주 조금씩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또 달의 자전축과 궤도의 관계 때문에 위아래 방향으로도 약간 다른 지역을 볼 수 있다.

이런 여러 종류의 칭동이 합쳐지면서 오랜 기간 관찰하면 지구에서는 달 표면의 약 59% 정도를 볼 수 있다.

실제로 달 사진을 여러 시기에 촬영해 비교해 보면 달 가장자리 주변의 지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달을 관찰할 때는 이런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배율과 비슷한 조건으로 촬영한 사진을 날짜별로 비교하면 달이 아주 미세하게 좌우나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달의 뒷면은 항상 어두운 곳이 아니다

달에 관한 표현 가운데 ‘달의 어두운 면’이라는 말을 종종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반대편이 언제나 어두운 것은 아니다.

달도 공전하면서 태양빛을 받기 때문에 뒷면 역시 주기적으로 낮과 밤을 경험한다.

지구에서 보름달이 보일 때는 달의 지구 쪽 면에 태양빛이 비치고 있으므로 반대쪽은 주로 밤이다. 반대로 지구에서 신월이 나타날 때는 지구를 향한 달의 면이 어둡고, 달의 반대편은 태양빛을 받고 있다.

따라서 달의 반대편을 부를 때는 ‘어두운 면’보다는 ‘뒷면’ 또는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면’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하다.

달의 뒷면은 오랫동안 지구에서 직접 볼 수 없는 영역이었다. 망원경의 성능을 높인다고 해도 달 자체가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그 뒤를 볼 방법이 없었다.

인류가 달의 뒷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우주 탐사선이 달 주변과 달 너머를 관측하면서부터였다.

이 사실은 천문 관측에서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관측 장비의 성능만 좋아진다고 해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관측자의 위치 자체를 바꾸어야 새로운 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관찰하면 달의 움직임이 더 잘 이해된다

달의 동주기 자전은 글로만 보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작은 관찰과 실험을 병행하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먼저 보름달이 나타날 때마다 달을 사진으로 남겨볼 수 있다. 한두 달 정도 간격을 두고 비교하면 기본적인 표면 무늬가 계속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달의 어두운 지역을 눈여겨보면 비교가 쉽다. 맨눈으로는 검은 얼룩처럼 보이는 지역들이 달 표면의 넓은 평원인 ‘달의 바다’다.

같은 지역이 반복해서 보인다는 것은 달이 우리에게 계속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간단한 증거가 된다.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면 달 가장자리의 형태를 비교하는 것도 좋다. 날짜에 따라 일부 지역이 조금 더 잘 보이거나 덜 보이는 현상을 찾았다면 칭동의 영향을 직접 확인한 셈이다.

천문학의 재미는 멀리 있는 천체의 복잡한 움직임도 일상적인 관찰에서 작은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마무리

달이 항상 같은 면을 지구에 보여주는 이유는 달이 자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달은 지구 주변을 한 바퀴 공전하는 동안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도 거의 정확히 한 바퀴 회전한다. 약 27.3일이라는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거의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달의 같은 면을 계속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구와 달 사이의 오랜 중력 작용으로 만들어진 동주기 자전 상태다.

또한 달의 공전 궤도와 자전축 때문에 발생하는 칭동을 통해 우리는 달 표면의 정확히 절반이 아니라 약 59%까지 볼 수 있다.

평소 달을 볼 때 표면의 무늬를 유심히 살펴보면 ‘달의 얼굴이 계속 비슷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하게 보이던 달도 자전과 공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훨씬 역동적인 천체로 느껴진다.

FAQ:

Q1. 달은 정말 자전하고 있나요?

그렇다. 달은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한다. 자전 주기가 지구 주변의 공전 주기와 거의 같은 약 27.3일이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달의 같은 면이 계속 보인다.

Q2. 달의 뒷면에는 태양빛이 전혀 비치지 않나요?

아니다. 달의 뒷면에도 태양빛이 비친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면서 앞면과 뒷면 모두 낮과 밤을 경험한다. ‘달의 어두운 면’이라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며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면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Q3. 지구에서는 왜 달 표면의 50%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나요?

달의 공전 속도 변화와 자전축의 기울기 등으로 인해 달이 아주 조금씩 흔들려 보이는 ‘칭동’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기간 관찰하면 이 효과 덕분에 지구에서 달 표면의 약 59%까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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